"프랑크푸르트의 한 노동자는 평생 동안 딱 한 회사에서 일했다. 그런데 이 회사가 파산하고 말았다. 직원들은 해고되었다. 그 노동자는 의사를 찾아갔다. 그는 심각한 복통을 앓고 있었는데 이는 회사가 문을 닫은 이후에 생긴 것이 아니라 그가 한동안 달고 살던 병이었다. 의사는 약을 처방해주었다. 저는 제 인생을 바쳤는데 받는 거라곤 이런 약뿐이네요, 라고 그 노동자는 말했다. 저는 이거 못 받겠어요. 낙심하지 말아요, 라고 의사는 위로의 말을 건넸다. 화를 낼 힘도 없네요, 노동자는 대답한다. 돈에 바친 인생, 결코 공정한 거래가 될 수 없는 것."
-<자본>에 대한 노트[자본 ] (capital)
일상 언어생활에서 '자본'이라는 단어는 일반적으로 개인에 의해 부로서 소유된 자산을 표현하는 데 사용된다. 게다가 자본은 수익률을 확보하기 위해 투자되는 화폐의 총액을 의미할 수도 있고 투자 그 자체, 즉 금융기관, 생산수단에 대한 권리를 나타내는 주식, 채권, 물적 생산수단 자체를 의미할 수도 있다. 그리고 자본의 속성상 소유자가 법적 권리를 갖는 수익률은 이자지불, 또는 이윤에 대한 권리이다. 부르조아 경제학은 자본을 심지어 잠재적일지라도 소득원으로서 사용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자산으로 표시함으로써 이 단어의 용례를 훨씬 확장시킨다. 이러한 결과로서 가옥은, 고소득을 올릴 수 있게 하는 전문화된 훈련이 그러하듯이(인적 자본), 개인 자본의 일부라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이 경우의 자본은 그 소유자를 위한 소득 추세를 산출할 수 있는 자산이다.(→속류 경제학) 이러한 이해의 두 가지 필연적 결론은 첫째, 자본은 과거, 현재, 미래에 있어 모든 종류의 사회에 적용되고 또한 어떤 시대에만 특유한 것이 아니라는 점, 둘째, 소득 추세를 산출한다는 의미에서 무생물체가 생산적인 가능성을 상정한다는 점이다. 마르크스주의자들의 자본 개념은 이 두 가지 필연적인 결론을 부인하는 것에 기초한다. 자본은 일반적으로 자본주의에 매우 특유한 것이다. 자본은 자본주의보다 선행하여 나타났으나,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에 의한 생산은 우월한 지배력을 획득하여 다른 모든 종류의 생산을 지배한다. 자본은 자본주의적 생산관계와 분리해서 이해될 수 없다.(→생산력과 생산관계) 사실 자본은 결코 사물이 아니라 사물의 형태로 나타나는 사회적 관계이다. 확실히 자본은 화폐취득에 관한 것이다. 그러나 화폐를 '취득하는' 자산은 화폐 소유자와 비소유자 간의 특별한 관계를 구현한다. 그러므로 화폐가 취득될 뿐만 아니라, 그러한 과정을 발생시키는 사적 소유관계는 계속해서 자체 재생산된다. 마르크스는 다음과 같이 서술한다.
자본은 물(物)이 아니라 특정한 역사적 사회구성에 속하는 특정한 사회적 생산관계이다. 이 생산관계는 한 사물을 규명하고 이 사물에 독특한 사회적 특성을 부여하며… 그것은 노동력과 독립해서 표현되는 노동조건과 생산물로서의 생명 있는 노동력에 대립하는, 특정 사회부분에 의해 독점된 생산수단이며, 자신의 반대 사물과의 관계를 통해서 인격화되는 것이다. 그것은 독립된 힘으로 전화된 노동자의 생산물이며, 생산자의 지배자, 구매자로서의 생산물일 뿐만 아니라 사회적 힘이며… 그 생산물의 속성으로서 노동자에 맞서는 노동형태이다. 여기서 우리는 역사적으로 산출된 사회적 생산과정에 있어서 제 요소 중의 하나인, 명확하나 일견 매우 신비한 사회적 형태를 발견한다.(《자본론》Ⅲ권 48장)
따라서 자본은 간략하게 정의될 수 없는 복합적 범주이다. 마르크스 저작들의 대부분은 자본의 범주를 세부적으로 설명하는 데 전념했다. 화폐 총액이 자본은 아니다. 화폐를 자본으로 전환시키는 특정한 과정이 존재한다. 마르크스는 순환 영역에 나타나는 두 가지 대조적인 일련의 과정을 대비함으로써 이 과정에 접근한다. 다른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재화를 판매하고 지속적인 판매를 위해 상품을 구입한다. 상품을 C, 화폐를 M이라고 표시할 때 이들 두 과정은 각각 C-M-C와 M-C-M이다. 그러나 후자의 과정은 마지막 시점의 총화폐량보다 많은 것으로 이해된다. 상품의 가치와 그 화폐형태 간의 수시 변동을 상정하지 못하면 이러한 과정은 불가능하다.(→가치와 가격) 교환이 가치등가물들의 교환이 아니라면, 가치는 창출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상실자로부터 취득자에게로 이전되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치등가물들이 교환되면, 화폐는 어떻게 창출되는가의 문제가 야기된다. 마르크스는 자신이 보유한 것 이상의 가치를 산출하는 속성을 갖는 특정 상품의 사용가치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이러한 명백한 모순을 해결한다. 이 상품이 노동력이다. 노동력은 임금형태로 매매되어지고, 노동자에 의해 계속 생산된 상품은 투입물의 총가치보다 더 큰 가치로 판매될 수 있다. 즉 노동력의 가치는 생산수단의 가치와 함께 생산과정에서 완전히 소모된다. 그러나 노동자들이 마음대로 그들의 일할 능력을 판매할 때, 노동력은 유일한 상품이다. 이러한 환경이 마련되기 위해서는 노동력의 이동에 대한 봉건적 제약이 붕괴되어야 한다. 이렇게 해서 그들은 노동시장으로 몰려가게 되는 것이다.(마르크스는 이러한 역사적 전제 조건을 자본의 본원적 축적으로 분석하였다.) 결국 전형적인 C-M-C 순환과정은 임금으로 판매되는 상품 노동력을 표시한다. 그것은 노동자 재생산에 필요한 모든 상품을 구매하는 데 사용된다. 이 경우 화폐가 자본으로 활용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반대로 M-C-M 순환과정은 투입물을 위한 자본가들의 화폐증식을 의미하는데, 이때 투입물은 산출물로 전화하여 보다 많은 화폐를 얻기 위해 판매된다. 임금이 상품 소비에 완전히 소모되는 경우와는 달리, 자본가의 화폐는 증식되어 보다 많은 양으로 재출현한다. 이 경우 화폐는 노동력이 상품화되는 역사적 과정의 기반 위에서 자본으로 전환되고 일련의 과정은 M-C-M'로 조정되어야 한다. 여기서 M'=M+△M이고 △M은 잉여가치이다. M-C-M'는 '자본이 직접 순환영역에 나타나는 형태를 보여주는 일반적 공식이다.'(《자본론》Ⅰ권 4장) 자본은 가치 증식 과정이므로 때때로 '자기 증식의 가치' 또는 '가치의 자기 증식'으로 정의된다. 자본은 활동하는 가치이고, 반대로 '자기 증식의 가치'에 의해 가정되는 특유한 존재 형태들은 같은 의미에서 모두 자본의 형태이다. 자본을 설명하는 데 있어서 일반적 공식을 아래와 같이 표시하면 보다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LP
M-C … P … C'-M'
MP
위 식에서 LP는 노동력(labour-power), MP는 생산수단(the means of production), P는 투입물 C를 보다 많은 가치의 산출물 C'로 전환시키는 생산과정을 표시하고, M과 M'는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다. M과 M'는 화폐자본 또는 화폐형태의 자본, C는 생산자본이고, C'는 상품자본이다. 전체 운동은 '자본의 순환'이라고 불리고, 이 순환에서 자본은 일련의 형태변화를 거치는 가치이며, 각 형태변화는 증식과정에서 그 특별한 역할을 떠맡는다. 화폐자본과 상품자본은 순환영역에 속하고 생산자본은 생산영역에 속한다. 순환과정의 여러 단계에서 다양한 형태를 취하는 자본을 '산업자본'이라 부르는데, 산업자본은 자본주의적 관계에 의해 지배되는 모든 생산 분야를 포괄한다.
(출처: 노동자의 책http://www.laborsbook.org/dic/view.php?dic_part=dic01&idx=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