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나는 아무것도 후회하지 않으니, 내가 후회하는 것은 단지 내가 태어났다는 사실이고, 죽어 가는 것은 이토록 길고 지루한 과업임을 늘 깨닫는다. 하지만 지금은 내가 떠나온 지점을 붙들고 가자, 백마 그리고 격분, 연관성은 없는 것 같다. 하지만 어째서 이 모든 것을 계속해야 하는지, 나는 모르겠는데, 언젠가 끝내야만 한다면, 어째서 지금은 안 되는가. 하지만 이것들은 생각이고, 나의 것이 아니며, 아무것도 아니니, 내가 부끄럽다. 지금 나는 늙고 허약하고, 고통받고 허약한 채로 어째서라고 웅얼거리고 멈추고, 오래된 생각들이 잔뜩 떠올라 내 목소리로 번지니, 나와 함께 태어나 나와 함께 자라고 억눌러졌던 오래된 생각들, 또 다른 것들이 있다. 아니, 그 머나먼 날로 돌아가, 어떤 머나먼 날이든 간에, 그 흐릿하게 허락된 땅에서 거기 존재하는 것들과 하늘을 향해 눈을 들어 올리고 다시 내렸다가, 다시 들어 올리고 다시 내리기를 반복하고, 어디로도 가지 않는 발은 오로지 어떻게든 집으로 향하고, 아침이면 집에서 나갔다가 저녁이면 집으로 돌아오고, 내 목소리는 하루 종일 내가 귀 기울여 듣지 않는, 심지어 내 것도 아닌, 오래된 똑같은 것들을 웅얼거리고, 그러다 보면 하루의 끝에 다다르니, 그것들은 꼬리가 복슬복슬한 마모셋 원숭이가 내 어깨 위에 앉은 것처럼, 나와 함께한다. 이렇게 계속 말하고, 아주 낮고 쉰 목소리로 말하니, 내가 목이 따가운 것도 당연하다.

(「포기한 작업으로부터」, 52–3쪽)